+ 축복과 기쁨

임신준비 2

seineee 2017. 12. 20. 05:46

여름에 남편이 단기 선교를 다녀오면서 약을 하나 가져왔다. 같이 선교갔던 산부인과 원장님이 배란유도제를 줬다고 먹고 한번 초음파 보러 오라고 하신 것이다. 이걸로 임신 성공한 케이스가 여럿된다는 든든한 말과 함께 ㅋㅋ

그래서 그동안 병원에 가볼까 하는 걸
아직 시도한 지 몇달 되지도 않았는데 하는 생각으로 안가고 있다가
자연스럽게 약먹고 초음파보러 다니게 되었다.

처음에 주신 약은 클로미펜.
먹고도 배란이 잘 안되어 약을 증량했다가 그래도 잘 안되는 것 같아 훼마라로 약을 바꾸고 첫번째 트라이 후 말할 수 없는 곳에 입소했는데 ㅋㅋ
1달 넘게 있어야 해서 임신되면 혼자 알던지, 임신 안되면 한 번의 기회가 또 넘어가는 상황이었다.

바라던 것과는 다르게 그 안에서는 임신이 안되었고 일주일 연장되면서 생리기간이 겹쳐 약을 어떻게 공수해서 따로 먹고 나왔다.

그리고 훼마라 두번째 트라이.
이번엔 거의 매일 초음파 보러 다니면서 배란되는 걸 확실히 보고 숙제날짜도 인텐시브하게 받아왔다.

원장님이 이번엔 돼야 하는데 하면서 본인이 열심히 기도하고있다 하셔서 너무너무 감사하면서
당사자인 나는 오히려 아무 기도도 하지 않는 것 같아 반성을 많이 했다.

이제 하나님께 달린 것이다-

공교롭게도 임신 여부를 알 수 있는 날과 전공의 합격발표가 같은 날이라 12월 중순이 올해와 내년의 확실한 터닝포인트가 될 예정이었다.

그동안 이렇게 무기력하게 집에만 있어서 임신이 안되는게 아닐까, 일을 시작하면 오히려 임신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썼다가 진짜로 돼버리면 어떡하지.
거기다 둘 다 돼면 어떡하지 - 과에는 어떻게 알리지+임신출산까진 어떻게 하겠지만 육아는 어떡하지. 라는 생각. 시기가 시기인지라 고민이 많았다.
마음 속으론 수련은 돼면 하고 안돼면 다음에 하고, 임신은 그것보단 더 간절한 게 있어서인지 사실 시험이나 면접이 엄청 떨리거나 걱정되지 않고 정말 맘편히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발표 일주일 전,
그러니까 전공의 시험보기 전 날에 묽은 갈색 냉 같은게 묻어나왔다.
한번도 겪어보지 않은 일이라서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착상혈인지 알 수도 없었고
오빠한테 내 생리예정일을 물어보고 불안하고 갸우뚱한 마음 반, 신나는 마음 반으로 인터넷을 뒤지며 그렇게 그 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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