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31.
내안에 있는 슬픔이 나를 잠식해오는 해였다.
참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지만 나는 CM과 미얀마 이후에 내 Life story 에 변화가 생길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충분히 다른 사람보다 동일한 시간에 많은 것을 겪었고, 그래서 더 엄청난 것들을(시련이든 기쁨이든) 겪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던게 역시 짧은 생각이었다.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었고 어떤 희망도 생기지 않았다.
왜 나만 힘들어하는지, 아니 왜 내가 힘들어 하고 있는지 나도 나를 이해할 수 없었다.
영적으로, 사랑이 고갈된 나를 다시 살리기 위해 따뜻한 곳으로 떠나려 했던 계획을 엄마와 졸업을 위해 잠깐 접게 되었고 생각같은 걸 할 시간도 없이 1학기는 숨막히게 지나갔다.
교생하는 동안 산책도 많이 하고 재밌게 살면서 회복을 꾀해봤지만 그냥 사랑을 많이 받는다고 해서 내가 회복되는 건 아니었다.
면접과 낙방, 시험과 합격. 같은 일련의 사건들을 지내면서 그저 쓰러져서 밥상에 놓인 숟가락조차 못들고 있는 나를 위해 밥을 떠먹여 주고 계시는 하나님을 만났고 정말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하고 계신다라는 고백을 서슴없이 하게 되었다.
많은 이들에게 도전이 되었다던 내 3M간증을 하면서도 여전히 나는 어떤 소망을 품을 수 있는 회복된 상태는 아니었다. 그렇지 않은 척 했지만 하나님의 "NO"에 가장 많이 실망했던 나였나보다. '예수님은 친구 나사로가 죽으니까 다시 살리셨잖아요!' 라고 했으니ㅎ
하지만 내가 올해를 하나님께 실망한 믿음, 그래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하늘 소망이 없는 회의적이고 냉소적인 믿음으로 지내왔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리고 그 시간까지 나를 기다려준 하나님을 다시 만나는 순간. 말할 수 없는 감사와 회복이 내안에 가득하게 되었다.
한 치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양같은 인생.
앞과 뒤만 있는 개미같은 인생에서 높이를 가르쳐주시고 보여주신 하나님.
나는 이제 그 하나님을 기대하고 더욱더 신뢰하고 싶다.
모든 것을 하나님이 하셨다는 인정과 고백이 내안에 더 넘쳐났으면 좋겠다. 하나님께서 내삶을 통해 그의 역사를 이뤄가셨으면 좋겠다.
나는, 다시, 하나님을 기대한다.
2010년 12월 31일
다시 하나님을, 그의 계획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으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