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은 언제까지나
수능날이다.
철이 철인지라 블로그에 방문객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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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지던트 시험, 전공의 시험, osce cpx, 수능, 공부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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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남편이랑 항상 우스개로 하는 말이 있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의사안했다’ 이거다.
여기서 ‘이럴줄’의 뜻은 ‘의사되고나서도 계속 공부하고 시험봐야되는 줄’이다 ㅋㅋㅋㅋ
난 정말 면허만 따면 공부안해도 되는 줄 알았지?
진심 안이하고 순수한 시절의 생각이었다 ㅋㅋㅋㅋ
면허따고, 전공의 시험보고, 보드(전문의) 시험보고,
또 과에 따라선 분과 전문의도 보고
어차피 전공도 브로드하게 배우는거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거 혹은 새로운 지식 술기가 있으면 계속 업데이트를 해야해서 결국 또 공부하고 시험보고.
예전에 한번 글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학부 때 시험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고 아빠한테 얘기했더니
아빠는 “그래도 시험볼때가 좋은거야” 라고 했는데
아는 선배는 자기는 보드시험보고 인생에 더이상 시험이 없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며 아무리 젊음이 좋아도 본1로는 안돌아갈거라고 ㅋㅋㅋㅋㅋㅋㅋ 레알 현실조언 ㅋㅋㅋㅋㅋ
아무튼 시험은 언제까지 보는 걸까.
내 욕심이 다할 때까지? ㅋㅋㅋㅋㅋ
재수시절엔 공부도 그렇게 많이 안한거 같은데 항상 방황중이었고(방황해서 공부를 안한건가)
학부때는 열심히는 했는데 공부보단 다른거에 관심+진로고민때문에
의전때는 굳이 말하자면 열등감이라고 해야하나..
나보다 훨씬 공부도 잘하고 재능도 많고 정신적으로도 성숙한 사람들을 보면서 내 자신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하고싶은 일이라서 공부를 하는데 성적이 안나오니까
애매한 재능이 사람을 얼마나 괴롭히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었고.
뭐 셋 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감정적 시궁창 시기였네여^^...
희한한 건 주변에서 넌 맨날 시험이냐 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그런 비아냥이나 아쉬운 소리에 대해선 전혀 꿈쩍하지 않았다.
나는 학생이니까.
내가 알아서 딴 짓을 할지언정 너의 아쉬움은 내 시험보다 크지 않기 때문에 ㅋㅋㅋ 그런 비아냥이나 아쉬운 소리에 대해서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저 눈앞의 시험이 너무 나에게 중요해서
그런 이야기는 <그러게 또 시험이야 흑흑> 하고 지나갔다.
아빠가 말한 그래도 시험볼때가 좋다는 말도 이젠 체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험은 시험, 공부는 공부ㅋ
벌써 십여년전 수능보고 돌아와서 가채점해보고 엉엉 울었던 나에게 말하고 싶다.
이보다 더 징한 시험도 많이 볼테니 걱정말라고,
아직도 언제가 마지막 시험일지 기약이 없다고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