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위시리스트
받고 싶은 생일선물을 말하는 것은 꽤 곤욕이다.
뭔가 항상 가지고 싶은 게 있어야 누군가 물어봤을 때 바로 튀어나오는데 딱히 그런 것도 없고
블로그 제목처럼 있는 그대로 행복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
해마다 힘든 것은 아마 우리 남편일테다.
남편은 본인 생일을 잘 챙기지도 않고
본인이 특별한 취향이 없어서 그런지 내 취향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데다 (이렇게 쓰고나니 약간 서글프지만 그렇다고 취향을 무시하거나 반대한 적은 없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다 필요없이 무조건 신상 가방! 이런 타입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갖고싶은 가방이 없는 건 아니다 남들이 모를뿐이지 ㅋㅋ)
선물을 받는 입장에서 평가를 하는 건 겸손하지 못한 태도일수 있지만 올해 생일선물 가운데 가장 맘에 들었던 건 동생의 편지와 비록 내가 이미 가지고 있었지만 ㅋㅋ 취향을 저격한 책이었다.
사고싶은 거 사라고 돈주는 건 물론 좋을 때도 있지만
해가 갈수록 너무 성의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 취향이나 마음을 전혀 고민하지 않고, 고민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그냥 너가 사, 이런 느낌이라서.
선물은 고르는 동안의 수고로운 마음이 담겨야 진짜라는 느낌? 어른들이 주시는 용돈은 제외 ㅋㅋ
그리고 가사와 관련된 물건은 왠지 나를 위한 선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패스. (이래놓고 스스로의 기분을 위해 그릇세트지르고 인테리어도 함)
아무튼 이제와 생각해보는 약간 현실적이지 못한 게 포함된 위시리스트.
이상적인 시리얼 머그 (뭐가 이상적인지는 나도 모름. 알면 샀겠지)
뜨개바늘 세트
켈로이드 없애기
향수
새 버전의 로직책
잔고 0원의 마이너스 통장
가족 커플 신발
자동으로 논문써주고 리비젼까지 해주는 알파고
미국시민권
아이고 모르겠다 순간이동능력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