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의전원이야기

자기소개서 쓰기

seineee 2012. 7. 23. 15:03

 

1년밖에 안됐는데 벌써 가물가물하다.

 

사실 얼마전에 우리학교 수시면접이어서 주변에 준비생들의 연락이 좀 왔었더랜다.

그래서 나도 잊기 전에 몇가지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그 첫번째는 기소개서 이다.

 

 

자소서는 학원에서도 충분히 첨삭 등을 도와주고 나 또한 학원에서 발간한 자소서 및 면접 책들(학원별 설명회 참석했더니 보내줬다)을 보고 이러저러하게 내 이야기들을 썼으니 특별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원래 문.이과가 섞여있는 사람이라 글쓰는 것은 예전부터 연습해왔기 때문에 몇가지 팁을 써보려고 한다.

 

1) 나열한다.

 

의치전원 준비생이라면 어쨌든 어느정도의 스펙들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굳이 그것이 봉사활동이나 논문 참여 같은 것들이 아니라 하더라도 여러가지 경험들을 했을 거라고 믿는다. (그런 경험이 없다고 하면 지금부터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된다.)

 

'나열한다'의 의미는 우선 그런 것들을 다 (전부다!) 써보는 것이다.

 

내 경우는 처음 의전원을 지원할 때에 자소서를 잘 쓸 줄 몰라서 경력 및 특기를 적는 칸에

"몇년도 ** 프로그램 참여, 몇년도 ** 봉사활동 참여" 이런 식으로 적어서 제출하기도 했었다.

그것때문에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낼 수는 없는 것이다.

 

나열은 정말 재미없는 자소서 중 하나지만 일단 내가 몇년도엔 뭘했는지,

하다못해 내 텝스 점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라도 쭉 적어본다.

그리고 그 중에 입맛에 맞는 내용을 선택하여 자기소개서를 쓰면 되는 것이다.

 

 

2) 선택한다.

 

선택은 항상 어렵다.

특히 내가 해놓은 게 많으면 많을 수록 선택하기 어렵다. 다 내가 했고, 내가 겪고, 내가 무언가를 느꼈던 일들이니까. 하지만 그걸 다 쓸 수 없으니..

 

내가 자소서를 쓸 때 이걸 쓸지 말지 결정했던 기준은 다음과 같다.

 

- 할 이야기가 많은 경험

 

- 의사가 되는 것과 관련이 깊은 경험

 

- 그 경험 전과 후의 내 마음 상태가 달라졌던 경험

 

내가 지원했던 학교는 개인면접에서 교수님들이 자기소개서 내용만으로 계속 질문을 하시기 때문에 자기소개서 내용을 숙지하고 가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정말 자기소개서에 충실한 질문들을 던지셨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은 경험을 쓰고

이것이 왜 내가 의사가 되는 데 중요한 일이었는지를 설명하고

그 일이 있은 이후로 나는 어떤 느낌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오고 있는지에 대해서 써야한다.

 

처음에 나열한 것들 중에서 어떤 것이 나에게 이런 경험이었는지, 어떤 경험을 들어서 나는 이렇게 살아왔고 이것을 바탕으로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가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지 판단하고 선택하자.

 

 

3) 배열한다.

 

배열은 정말 중요하다.

다른 의과대학 교수님들이 실제로 자기소개서를 다 읽으시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 읽어보신다는 가정하에, 나는 재밌게 읽어나갈 수 있는 자기소개서를 쓰려고 노력했다.

 

일반적으로 여러 학교의 자소서가 성장과정, 지원동기, 경험과 특기, 입학 후 계획 등 주제를 나누어서 자소서를 쓰도록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경험이 어느 주제로 들어갈 것인가도 잘 배열해야 한다.

 

방법은 기승전결도 좋고 대구법도 좋고 크레센도도 좋다.

처음부터 끝까지 파이팅이 넘치는 것도 좋지만 어떤 클라이막스가 있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어느 자소서나 그렇듯이 내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사건이 있었다면 더 좋을 수 있다.

어려운 일을 극복한 사례를 쓸 때에는 앞뒤로 너무 글의 분위기가 처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한 주제 안에서는 시간적인 순서로 내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것도 좋다.

 

선택만큼, 배치도 어려운 것임을 ... !

 

 

4) 포장한다.

 

배열까지 마쳤으면 내 경험들을 예쁘게 포장해서 글로 써보기로 하자.

중요한 것은 동기 - 경험 - 이후의 느낌 - 나의 행동이 녹아있는 것이다.

 

어떤 경험을 하게 된 동기, 실제 겪은 내용, 그 때의 느낌, 그 이후의 나의 변화나 행동이 세트로 움직여야 한다. 단순히 경험한 내용만을 쓴다면 그것은 나열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장녀로 태어나고,

학교를 미국에서 나오고,

대학에서는 논문 1저자였다고 하는 내용을 나열하는 것보다

 

장녀로 태어나서 어릴때부터 책임감과 함께 자랐고,

미국에서 학교를 나와서 여러 문화를 수용하는 능력이 있으며,

논문을 쓰면서 어려웠던 점들을 1저자로서 연구원들과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 지를 적는 것이

나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알려주게 된다.

그리고 그 경험이 지금 내가 왜 의사가 되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유로 이어진다면 금상첨화다.

 

이렇다할 경험이 없다면 아까 언급한 '텝스 성적의 상승도'에 대해서 말을 해보자.

원래는 600점이었던 텝스성적을 800, 900으로 끌어올리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떻게 공부했는 지를 써본다면 목표에 대한 자신의 끈기를 보여줄 수 있다.

그러니까 결론은, 포장하기 나름이다.

 

 

5) 그리고 기타 주의할 점

 

- 부정적인 경험 ex) 내가 어디 아팠다. 자살생각을 했었다. 의사에 대한 불신이 있다 등등 쓰지 않기

- 없는 말 지어쓰지 않기 (이건 당연히... -.-)

- 맞춤법, 띄어쓰기, 주어와 동사 맞춰쓰기, 문장 너무 길게 쓰지 않기, 문법 등등

 

 

그리고 참고로 교수님마다 다르겠지만 봉사정신만으로 의사를 한다고 하면 '그건 기본이고'라는 반응들이 돌아오는 것을 종종 보았다. 당장은 MEET 점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연약한 준비생이지만 본인이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 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다면,

그것이 결국 자기소개서에 녹아나기 마련이고, 내가 하는 공부에도 자신감이 생기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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