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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인턴이야기

첫 assist



처음으로 c/sec 2nd assist를 섰다.
on call 에다가 마침 PA가 예비군 훈련가고 해서 - 이래야만 트레이닝 받을 수 있다니 - 들어올래? 라고 하셔서 어시스트하게 됐다.

골반크기는 괜찮은데 초산모에 아이가 커서 아두골반불균형으로 arrest온 상태로 있다가 어쩔수 없이 제왕절개를 하게 된 산모여서 과장님도 좀 안타까워 하셨다.

인시젼 시작했는데 아무 생각도 안나고 지금 뭘해야 할지 몰라 애꿎은 석션만 붙잡고 헤매는 손. 아이는 4kg 될 정도로 커서 푸시를 더 많이 해야했고 미는 방향을 잘 모르겠던 나때문에 10초 정도 더 늦게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산부인과 뛰니까 어떠냐는 신랑의 질문에
"부인과 재미없엉" 했더니 재밌어서 하는게 어딨냐길래
"산과는 볼때 마다 재밌는데?"
"애기가 이뻐서 그런거 아니야?"
"맞아 그게 좀 큰거 같애. 만나는 환자군도 다들 젊고"

그런데 실제로 필드에 들어가니 긴장해서 그런건지 집중해서 그런건지 아기 울음 소리가 한참 있다 귀에 들어오더라. 아이는 아이를 케어하는 간호사들 몫이고 우리는 남은 일에 다시 집중해야하니까.

suture&cut.
오른손으로는 자궁을 잡고 왼손으로 타이를 컷하는게 쉽지 않았다. 가위질이 왼손에 익숙치 않기도 하고 어떤 방향으로 힘이 들어가는 지 잘 안되서 연습해오라고 하셨다. 수술방에서 한번도 땀이 난 적이 없었는데 땀이 나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잘 알려주시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할뿐.. 최소 센스있다는 말을 들어보고싶다.

아직까진 처음 해보는 것들이라 신기하고 재밌고 또 해보고싶고 그렇다. 이 마음이 오래 갔으면. 이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할까 고민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 되었으면.


사진은 이전 인턴쌤이 옷장에 남겨놓은 타이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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