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칸 채우기
사람들은 누구나 그 마음에 빈 칸(blank)을 가지고 있다. 자기 안에 있는 빈 칸과 조우했을 때의 기분은 결코 평안하지 못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어떻게 채워야 할 지 모를 뿐더러 그보다 먼저, 빈 칸의 공허함에 무릎꿇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유쾌하지 못한 만남은 인생에 적어도 꼭 한번쯤 찾아오게 되어있다. 존재의 이유를 찾을 때, 자신의 한계 혹은 제로점을 만났을 때, 의지하는 것이 무너졌을 때, 목적이라고 믿었던 것이 더이상 아니게 될때... 그럴 때 많은 이들은 이 빈 칸을 술로 달래보려고도 하고, 담배로 채워보기도 하고,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외로움을 없애려고도 하고, 그것이 부족하면 애인으로 메꾸려고도 하고, 혹자는 지식이나 부, 권력의 축적 같은 자아실현을 통해 자위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