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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2016.8.17.

덥다.
정말 무지막지하게 더운 날들이다.
침대에 누워있다가 잠깐 화장실에 가거나 설거지를 하는 것만으로도 뽀송뽀송한 것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정도의 더위.
냉동실에 넣어놨던 꽝꽝 얼린 낙지볶음이 밖에 꺼내놓는 것만으로도 흐물흐물해지는 걸 목격한 여름.

지금 사는 집에 에어콘이 없어서 - 참고로 친정은 에어콘이 없어도 살 수 있는 산골짝에 있고 바닥이 다다미여서 체온으로 뜨끈해지면 옆으로 잠깐만 옮겨도 시원한 집이고 원룸에 살 때는 풀옵션 에어콘의 혜택을 받으며 살았기에 '에어콘을 산다'는 개념이 없었드랜다.. - 남편이 예전에 같이 살던 룸메쌤한테 받은 선풍기 한대를 안방으로, 컴퓨터방으로, 식탁 옆으로 옮겨가며 그렇게 버티고 있다.

엊그제는 너무 더우면 잠깐 카페에 가있으라는 출근길 남편의 말에 그때는 끄덕끄덕 했다가 어느새 내리꽂는 햇빛때문에 나갈 엄두를 못내고 누워만 있었다.

모두가 녹아내리는 이 여름.
예전에는 살아있는 걸 더 살아있게 한다며 여름을 좋아했었는데 열사병으로 응급실에 사람들이 실려온다는 얘길 들으니 딱히 생장하는 여름만은 아닌거 같다. 낮동안 받은 열기가 지열과 함께 안으로 뿜어져 나오는 콘크리트 단층 집에 살아봤던 나는 올 여름을 다들 안녕히 잘 보내시고 있는지 걱정이 된다.

이럴땐 병원이 최곤데 정말. 위도가 매우 낮은 지방에 있는 데도 더운줄 모르고 살았던, 피서라고 휴가가서 오히려 더 더웠던 이유가 여기있다. 인계받으러 간 병원 로비에 한밤중에도 사람들이 북적인다. 너무 더워서 응급실에 자려고 오는 환자들이 많아진 거 같은건 나의 느낌적인 느낌일까.

이제 휴가는 끝이고 동시에 더위도 끝이다.
웃픈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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