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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2010 5 25 12:22

 

랩탑을 끄고 이렇게 된거 샤워나 하자, 라고 생각했다.

자느라 아무렇게나 묶어놓은 머리를 풀었더니 전기소작기로 지진 노린내가 나는 듯 했다. 어제 수술방에 다녀와서 세수만 하고 그냥 잤기 때문이리라. 아니면 그냥 기분 탓일지도. 머리끈에 함께 붙어 나온 머리카락 몇 가닥을 보고 머리 잘라야 하는데,라고 생각했다. 그건 아주 예전부터 계획해왔던 일이다. 다시 짧게 자를거야 라고 생각했지만 어쩌다 보니 계속 기르고 있다. 가장 마지막에 갔던 미용실에서는 손님, 머리색이 얼룩졌네요, 짙은 갈색으로 매니큐어하시면 좋을 것같아요, 라고 했지만 귓등으로 넘겼다. 어차피 자를거니까. 몇년 전 처럼. 그렇게 하면, 그렇게 하면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질까. 긴 머리가 더 낫다고 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별 생각없이 길어온 머리였는데. 여자가 머리모양을 바꾸면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것이라고들 하지만 나처럼 별 생각없이 바꾼 다음에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얼른 해치워야지, 하면서도 차일피일 좋은 날만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주 안에는 할거야, 라는 생각도 있다. 금요일은 데이니까 금요일이 좋겠어. 그렇게 생각하고는 샤워를 하러 일어났다.

 

2010.05.2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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