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자로 인턴이 끝났고
나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내 삶이 여지껏 그래왔듯이 일할때보다 더 바쁘게 지내야했다.
푸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시계바늘과 내 스스로가
계속 해야될 것, 그것들의 데드라인을 끊임없이 생산해냈고
이 상황을 어찌 표현할 도리가 없어 단순히 "죽을거 같애 완전" "일할때보다 더 빡세" 등의 푸념으로 인턴이 끝난 소회가 반복되었다.
우선 이사를 했다.
이것은 정착을 했다는 뜻과 함께 여행계획이 사라졌다는 뜻도 된다. 음. 오랜날 오랜밤동안 정말 "많이" 속상했다. 오랜 기간 내 꿈이었고(얼마 전까진 이 생각이 들기만 해도 눈물이 났다) 이제는 언제 실행에 옮길지 기약도 없는. 여행만 바라보고 공부와 지겨움과 인턴을 버텼던 나에게 보상이 사라져버렸다.
두번째로 살림을 장만해야 했다는 뜻도 있다.
1년살이, 또 1년살이를 해왔던 터라 혼수없이 살았었는데 이제 아무것도 없는 볕잘들고 바람부는 빈 아파트를 보자니 사야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인턴하면서 모은 여행자금으로 냉장고와 세탁기(와 무엇과 무엇과 무엇의 연속)를 샀다.
제주도여행을 다녀왔다.
좋았지만 힘들었다.
이러다 병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여행기간동안 매일 눈물이 났다. 그리고 병든 닭처럼 잠을 시도때도 없이 잤다. (시댁식구들이랑 같이 간 여행인데도)
끝나면 일주일내내 잠만 잘거라는 큰 포부와는 다르게 해야할 일은 끊임없이 보이고
불안정하고 해결되지 않은 마음에
나답지않게 예민해져 일부러 가시돋친 말을 내뱉었다.
나는 하루아침에 인생의 방향이 유턴이 되었는데도 이렇게 열심히 주어진 걸 잘 버텨가고 있는데.
다들 고마워하고 있지만 그런걸론 성이 안차는걸.. 나도 답답하다.
아무튼 3월이다.
고통의 사순절이 이렇게 지나간다.
note
다시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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