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이 끝난 지 3개월
내가 왜 여기있지 라고 자다가 깨서 울던 날들이 지나고
그래도 여행도 두 번이나 다녀왔고
집을 구할 땐 몰랐지만 지금 사는 곳이 정말 살기 좋은 동네라는 걸 깨달았고
레시피 없이 할 줄 아는 반찬도 얼추 손에 몇가지 꼽게 되었다.
갑자기 주부가 된 나는
이렇게 내가 집순이었나 싶을 정도로 집에서 놀고 먹고 자고, 가 일상이 되었고
오늘처럼 집밖에 한발짝도 하지 않는 - 새벽기도 다녀왔네.. - 그런 날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
사람이 변하지 않는다고 누가 말했던가.
나부터도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은 말을 해도 깨닫지 못해서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고 믿는 나도
이렇게 변했다.
방안에 먼지뭉텅이가 굴러다녀도 신경도 안쓰던 내가 머리카락 보이는 족족 치워대고
아직 가계부까지 쓸 내공은 안되지만 냉장고를 규모있게 쓰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적금을 붓고 (적금은 왜 붓는다는 표현을 쓸까?)
하루종일 예능프로그램 재방을 보고 또 보고
시부모님 오시기 전 주 부터 무슨 반찬을 해놔야하나 고민하고.
이것도 나름의 훈련이라 생각한다.
오늘부터 조금씩 부지런해지자는 계획의 일환으로 하루에 글 하나씩은 쓰기로 마음먹었다.
외출도 좀 하고.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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