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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8/30

여름휴가 전부터, 아니 그 예전부터 받고싶었던 네일을
휴가가 다 끝나고 나서야 받았다.
예전 어떤 이가 여자들에게 네일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소소하게 누릴 수 있는 사치라고 나한테 얘기한 적이 있는데
애를 낳고 보니 돈이 문제가 아니고 시간의 문제더라.
양가 어머니들이 애 다 봐주시고, 애 혼자서도 잘자고, 하고싶은 일(?) 하고 살면서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왜 그렇게 나한테 들이는 시간이 죄스러운지 모르겠다.
네일이 문제가 아니라 잠깐 나가서 산책하는 것마저도 마음이 편하지가 않아서 일 시작전에 운동다녔던 것 빼고는 즉흥적인 무언가는 해본적이 없다.

겨울휴가를 앞당겨서 가을에 가라는 이야기를 듣고선 수십가지 생각이 들었다.
밀린 잠도 자고 싶고 못본 영화도 보고싶고
아직은 아이가 어려서 가기 힘든 곳을 가볼까, 하다가도
혼자 여행이 너무 오랜만이기도(12년만임) 하고
그래도 아기랑 어딜가볼까 근데 아직 어려서 혼자 데려가기는 엄두가 안나는데..

남편한테 슬쩍 혼자 여행다녀와도 되겠냐고 했더니
순식간에 거짓말 약간 보태서 피도 눈물도 없는 엄마 며느리 아내가 되버렸다.
네일받는 거에도 이렇게 벌벌떠는지도 모르고.
이래도 속상하고 저래도 죄스러운게 엄마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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