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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의전원이야기

졸업식

눈과 비가 번갈아 내리던 2월 막바지 어느 아침에
빛나는 졸업장=학위기를 가슴에 품고
길고 길게만 느껴졌던 본과생활을 마무리 했다.

벌써 졸업식이 몇번짼지, 굳이 가야하나 싶어서 갈까말까 계속 고민했었는데 부모님을 위해..
그리고 인턴생활을 위해 머나먼(?) 도시로 떠나야 하기에 그전에 양가에 인사드리기 위해 졸업식에 가기로 결정했고 새벽 기차를 타고 힘들게 내려왔다.

아빠의 말대로 어찌 시간이 지났다.
(아빠는 이 말씀을 하시고는 살짝 눈물을 보였는데 우리 앞에서 좀처럼 눈물을 안보이셨던 터라 첫번째, 잠깐 놀라고 두번째, 갱년기는 갱년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의 벅차고 묘한 감정을 누가 이해하랴.)

그도 그럴 것이 본과 1,2학년은 우리 가족 모두가 매우 힘든 시기였다.
경제적으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살면서 괴롭다고 생각해본 적이 많이 없었는데 정말 여러모로 괴로웠다. 그런 시간들을 헤쳐내고 지금 이 모습이 되었으니 눈물이 날 수 밖에. 본1때부터 미리 많이 울어서 인지 나는 울지 않았다.

일하느라 못 온 남편과 건강상의 이유로 못오신 시부모님을 위해 학사모/학위복을 반납하지않고 있다가 그 다음날 사진을 또 찍었다.

이 다음의 과정이 너무 크게 다가와서인지 졸업이 주는 느낌은 소소했다. 이제 의사가 되었고, 이제 인턴이니까.
그래도 이 블로그에서 의전원 이야기를 마친다는 건 약간 아쉬운 마음도 조금 든다. 학교보단 여기에 좀더 애착이 있나보다. ㅋㅋㅋㅋ

목표가 없는게 참 오랜만이다.
어떤 의사로 살아갈지 기대가 된다.
앞으로 60년을 잘 살기 위한 첫 해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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