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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아빠의 선물

아빠는 선물을 잘 한다.
주로 책 선물을 많이 해주는 편인데 어느 겨울에 생전 못보던 선물을 해주셨다.
바로 신발.
그때 유행(?)하던 발목까지 올라오는 요정신발 같은 건데 나름 속굽 키높이도 있다며 그렇게 자랑을 하셨다.
근데 그 신발을 이번 주말에 옷수거함에 넣고 왔다.

버릴까 말까 엄청 고민하다가 더이상 안신을거 같아서 정리한건데 그래도 버리지 말걸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아빠가 내 겨울신발이 없는 걸 생각해서 그 신발을 인터넷에서 발견하고 내 사이즈에 맞춰 주문하고 기다리고 보여주기 까지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는데다 나이먹고 아빠에게 처음 받아보는 꾸밈용 선물이라 그런지 괜히 애틋해서 보이는 것에 비해 따뜻하진 않아도 겨울마다 꺼내 신었었는데 이제 밑창도 떨어지고 더 안신을거 같아 고민하다 버린게 괜히 아빠 맘까지 내보낸 것 마냥 죄송하다.

아빠가 돌아가시면 그 신발이 가장 먼저 생각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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