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변비가 너무 심해 응급실에 오는 사람들이 있다.
엑스레이를 찍어본 다음 숙변 aka 매복변 : impacted feces 차있으면 관장이 아닌 finger enema를 하게 되는데 말 그대로 손가락으로 뭉쳐있는 변을 빼내주는 작업이다.
항문에 가장 가까이 붙어있는 직장이란 놈은 곧게 뻗어있어서 직장이지만 옆에서 보면 약간 뒤쪽으로 기울어 있어 그 약간의 경사진 곳에 변이 단단하게 쌓이게 되는 구조다.
출처 : 구글 'rectum anatomy'
암튼 사진과 같은 행동을 직장수지검사 Digital rectal exam이라고 하는데 하는 사람이나 겪는 사람이나 매우 힘든 작업이다. 손가락 하나로 직장 안에서 뭉친 변을 깨줘야(?) 한다.
이번달에만 환자 두 명의 변을 빼주었다.
웃긴건 수북이 쌓여가는 조약돌같은(실제로 뭉친 변이 그렇게 생겼다) 변을 보면서 '아, 내가 월급값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잠못자고 일할 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똥 파내는게 생각보다 보람있었나보다 ㅋㅋㅋ
어릴적 변비가 심해서 관장하러 응급실에 왔던 그 꼬마가 변파내면서 월급생각하고 있을줄 누가 알았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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