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원문으로 다시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드는 책.
생각보다 간간히, 수련 도중 사망하는 레지던트 혹은 인턴의 이야기들을 전설처럼, 가십처럼 듣게 된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죽음이 없는 생존방식이란 없다"지만
들을 때마다 허망하고 안타까운 게 사실이다.
응급실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망 또한 그렇다.
(오늘만 해도 오전 4시간동안 2명이 사망했다.)
들려오는 이야기들은 거의 모두 급사이기 때문에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조금 다르다.
암 투병을 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환자로서 주관적이고 의사로서 객관적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나 겪지 않는 일들을 아무나 할 수 없는 방법으로 자세히 써내려갔다. 죽어가는 순간에도 집필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은 저자에 비해 12시간 일하면 10시간은 자야하는 내가 약간 초라해보이기도 했다. 어찌됐든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는 저자도 책을 이렇게 빨리 쓸 생각을 못했을 거라 생각하니 약간의 정신승리가 되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일이다. 죽음을 간접체험하기 위해 죽음에 대한 책을 찾아 읽던 모습이나 아내 남편간의 애정어린 시선들은 나와 남편을 대입하게도 만들었다.
글쓰다보니 너무 잠이 온다.
깨어날 잠을 자는 것은 나름의 행복이 있음을 오늘도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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