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님 생신을 맞아 병원 근처 추천받은 참치집에 갔다. 시장골목을 따라 들어가야 있는 곳이라 처음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곳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가 한 점 먹는 순간 일말의 의문이 사라졌다.
참치먹으러 많이 가봤어도 지느러미는 처음 먹어봤는데 그 식감이 오도도독한게 와.
남편은 연신 "여기 자주 오겠는데 어떡하지?"를 연발했고 얼은 방수를 즉석에서 썰어 소주에 섞어주는 눈물주를 보면서 그 다음날까지 "그래서 눈물주였구나..."라고 반복 ㅋㅋ
다찌 앞에 있는 티비엔 기아 대 롯데 사직구장 경기가 나오고 있었다. 이날 생일선물로 기아가 이겼으면 좋았을텐데 9회 역전이라니.
해남 출신에 등판에 호랑이를 박아넣으신 사장님에
엄마아빠 다음으로 말한 단어가 해태였던 남편은 두 말 할 것도 없고
다찌에 둘러앉은 손님들이 다 같이 기아 팬이라 홈런치면 술잔이 오고가면서 너무 재밌었는데 말이지.
야구도 끝나고 참치도 배부르게 먹고
이차는 언젠가 차가 없을 때 가려고 벼르고 있던 병원 앞 수제맥주집에 드디어.
오랜만에 분위기도 마음도 대화도 완벽한 저녁이었다.
여보 오래 만수무강하시길.
매일 생일처럼 축복받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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