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인가 했는데 어느새 12월이 다음주다.
파업 뒤끝에 밀려오는 일들과
그것보다 더 바쁘게 자라는 아이와
그냥 모든 것들에서 오는 스트레스 덕분에
가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온라인 글쓰기 수업도 들어보고
서울가서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생애 처음 유교전도 가봤는데 나는 배울 게 아직 너무 많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남편의 진로고민, 충격적이었던 전공의 평가 결과, 정신적으로 소진된 상태에서의 육아(feat. 나를 필요로 하기에 더 땡깡 고단수가 된 아이)는 나를 우울하게 만들고
일을 하는게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너는 일을 해야하는 사람이야” 라고 하던 남편의 말을 떠올리며 출근을 하고.
당직이 점점 힘들어서 아 임신 트라이를 해볼까 생각하다가도 첫째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모르면 몰랐지 둘째는 어떻게 키우지, 그럼 나의 시간은 어디에서 찾지...라는 생각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말리그가 없어지니 몸은 힘들어도 심적으론 매우 편하고
옆동네 코앞까지 창궐하는 역병에 갈 데 없는 주말만 안타까울 뿐.
남들은 2020이 지워버리고 싶은 한 해 였을지 몰라도
최소 1.5~2년차 나에게는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해라는 것.
그냥 눈감고 뜨면 말년차고 애도 다 커있고 그랬으면 좋겠지만....
(우스개소리로 남의들은 인턴~주치의때 애낳으면 보드딸 때 애가 다 커있다고 하는데 진짜... 나쁜놈들((심한욕)) 소리밖에 안나옴 ㅋㅋㅋㅋㅋㅋ)
겨울엔 더 바빠지겠지.
더 많이 울고 어느새 커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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