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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어제 애기랑 마트에 가서 장보고 계산하는데
장본 물건이 꽤 있고 나 혼자 계산대에 물건을 올렸다가 다시 바구니에 담아서 카트에 옮기는 게 버거워 보였는지
캐셔분이 “할 수 있겠어요?” “아빠가 와야 할 거 같은데..”
라고 말을 건넸다.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는데
첫째, 나 혼자도 할 수 있는데?
둘째, 만약 내가 남편이 없는 경우라면?
셋째, 내가 프로불편러처럼 굴었다면 그 분의 생각이 바뀔까?
등등.

그 분이야 보편적인 경우를 생각하고 얘기한 거 겠지만,
어떤 이유로 그렇게 되었든지간에 편부모 가정이 디폴트가 될 수 없는 사고방식이 생각보다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면 더 참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
그게 자격지심이든, 고정관념에 대한 분노든 간에.

글로는 이렇게 관대한 척, 깨어있는 척, 모든걸 포용하고 상처주지 않은 척하지만
최근에 말때문에 힘들었던 일이 몇 개 있었다.
사실상 나에겐 아무렇지 않은 말인데 받아들이는 상대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우엔 별 거 아닌 걸로도 크리티컬한 공격이 될 수 있다 라는 걸 체득했더랬지.
내가 그렇게까지 생각할 정도의 성인이 아니니까
그냥 말을 안하고 사는 게 답이려나 (극단적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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