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사랑했던 때가 있었다. 내 인생에 그 혹은 그녀가 전부인 때가 있었다. 무엇을 봐도 무엇을 들어도 모든 결론과 정답이 한 사람으로 수렴되던 그런 때가, 있었다. 아무 조건없이 말그대로 콩깍지가 씌여 사랑하던 그 시절을 참 어리다고 느끼는 동시에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 없음에 씁쓸해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 지난 시간들을 사랑이라 칭한다.
다시 그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아니.
어느새 연애의 기본 법칙은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되어버렸고 무조건적으로 주기만하던 그 때의 사랑(내가 10을 줬어도 상대방이 주는 1에 기뻐하던)을 하다가는 연애를 하면서도 도태되버리는 시대가 되버렸다. 여자는 튕겨야 한다. 남자도 튕길 줄 알아야 한다. 연락은 3번 하고 싶을 때 한번. 사랑에서는 덜 사랑하는 쪽이 이기는 거다. 요즘 연애조언글들의 결론이 이것이다. 뭐 이딴게 다있어 좋은게 좋은거지 하면서도 울리지 않는 핸드폰에 저주를 걸며 한편으로는 쿨함의 미덕을 지키려 애쓰는 당신, 상대방보다 더 아파하지 않기 위해 덜 사랑하는 당신이지 않는가.
2008.02.17 13:02
하지만 나는 덜 사랑하기 위해 애쓰지 않았다. 진심으로, 노력했다. 그 순간에 충실했다.
그리고 확신이 들지 않자 감정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그라 들었다.
감정만으로는, 최소한 나는, 사랑을 할 수 없었다.
2012.07.1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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