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라도 누구라도 안녕 사랑해 하고 헤어질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살다가는 바빠서 죽을 시간도 없겠다고,
죽음이란 단어가 낄 자리가 없게 바쁨바쁨 삶삶을 이어나가다 보면
그렇게 터부시했던 죽음이 '아니야, 이게 너의 삶이야.' 하며 빼꼼 인사를 한다.
*
산 사람은 살더라-는 미명하에 잊고 지냈던 이별들이 떠오른다.
풍수지탄이라며 엉엉 울었던 졸업식날하며,
삶 한조각이 떨어져 나간듯한 그 시간들,
내일 만나자했는데 오늘 만나게 된 친구.
이유없는 무덤이 없듯 미련없는 이별도 없더라.
...
아이가 잠들듯 평안히 가셨다는 외할머니.
중학생일때 할머니를 모시고 살았었는데
그땐 할머니의 밥먹어라 → 제가 알아서 먹을께요 이게 지겨운 일상이던 시절이었다.
어느날 하루는 보다못해 할머니가 즉석떡볶이 사다 놓은걸 해주셨는데
그냥 다 넣고 끓이면 된다고 생각하셨던 할머니가
방부제인지 습기없애는 뭐인지 하여튼 먹으면 안될 무엇까지 넣어버린 것을 보고 엄청 화를 냈던 적이 있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이게 이십일 전쯤 할머니 혈압이 쭉 떨어졌을때 제일 먼저 생각난 풍경이었다.
누군가의 죽음이란 결국 나와 그의 관계에서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을 떠올리는 거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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