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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부산



지난 주말 부산에 다녀왔다.
오빠랑은 두번째.

부산은 갈 때마다 느낌이 다른데
이번엔 성수기 근처라고 파라솔이 박혀있는 해운대를 보니 이쯤엔 한번도 근처에 오질 않았구나 싶다.

내려오기 전날 가을턴으로 들어올 생각이 있냐는 연락을 받고
이래저래 고민하는 상태에서 그날의 부산은 감사한 벤틸레이션이 돼주었다. 바다를 보며 고민을 좀 해볼까, 했더니 햇빛이 너무 세서 눈뜨기도 어렵다. 결국 대피한 곳은 만화방 ㅋㅋ
시원하고 배부르고 누워있고 만화도 보고. 너무 행복한 나머지 놀숲 창업에 얼마드는지까지 찾아봤다. 만화책 도난분실찢어짐 같은 골치거리부터 떠올라 결국 그냥 고객으로 살기로 했다.

"또 열심히 살려고?"
라는 말을 들은 순간
아 아직 아니구나. 다행이다. 하는 안도감이 있었다.
시간에 쫓겨 성급한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우려섞인 조언과 마음속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한 나의 어떤 불안이 맞아떨어진 것.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기회를, 이전같으면 3초만에 결정했을텐데 조금은 결정을 미루거나 남에게 맡겨버리고 싶은 수동적인 마음이 계속 있었다. 그런데 그건 결국 내 삶이 아니란다.

의뭉스러운 웃음을 짓는 남편에게 왜 그러냐 물었더니 내년의 선택지가 다시 자기에게 토스되어 그렇다며 웃었다.

그러게, 요즘 하루걸러 하루마다 생각하는건데
우린 도대체 내년엔 어디쯤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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