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제왕절개를 하게 되었다.
이걸 선택 제왕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진통을 안 겪고 예약해서 수술한 케이스다.
많이 봐서 그런건지, 워낙 성격이 그런건지
수술에 대해서는 긴장을 하나도 안하고 굳이 걸리는 게 있다면 폴리넣는 거 얼마나 불편할까 그 걱정 정도?
남들은 3대 굴욕 제모 관장 내진이라던데
나는 다 괜찮고 폴리가 제일 굴욕 ㅋㅋㅋㅋ
뭔가 나에게 예측가능한 불편감이라 그랬나보다.
10시에 병원 도착해서
10시 반쯤 초음파보고 진료받고 동의서쓰고
수술대기실 겸 회복실에서 옷갈아입고
소변/혈액검사하고 18g 라인잡고 ast(항생제검사) 하고
제모하고 아기태어났을 때 검사항목들 동의서 받고 하니
11시 반쯤.
환자복이 생각보다 부들부들 편해서 동기애들한테 카톡했더니 역시 로컬이라고 ㅋㅋㅋㅋ
중간에 남편 불러다줘서 얘기하고 기다리다가 (넘나 씩씩ㅋㅋㅋ)
11:50에 수술방 입실. 보호자는 밖에서 대기.
나는 애기보고 잠들기로 해서 spinal하고 누워있었고 그때 폴리 ㅎㅎㅎㅎ
다리 쥐나는 거 풀릴때 저릿저릿한 느낌이 하반신 전체로 퍼지는데 엄청 무거우면서 따뜻하면서 동시에 약간 기분나쁜 (제왕 후기 중에 기분이 더러웠다 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왜 그렇게 썼는지 이해가 가는) 감각이 지속.
누워있으니 드랩시작하고 원장님 오셨고 파란 포에 뒤덮임 ㅋㅋㅋ
나는 치과치료받을 때 통증만 없고 촉감은 느껴지는 그런 마취일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하나도 느낌이 없고 그냥 몸이 흔들리는 것만 느껴지는 정도.
축복이한테 축복아 이제 곧 나올거야 라고 말해주는데
마취과 쌤이 놀래서 포 열어보심 ㅋㅋㅋㅋㅋㅋㅋ
아 아니에요 (민망) ㅋㅋㅋㅋㅋ
암튼 대망의 석션 소리(양수 빨아들일 준비)가 나고
출생시각 12:10 여자아이.
울음소리가 막 나는데 나도 저절로 눈물이 펑펑.
축복이 우는 소리 나는 곳으로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언제 보여주나 하고 궁금해 하면서 울고있으니까
깨끗하게 닦인 축복이 얼굴을 보여주셨다.
인디언 보조개가 있어서 아 오빠 닮았네 하고
축복이한테 해주고 싶었던 말도 다 까먹고
이 말 저 말 하고나서
축복이는 신생아실로, 나는 수술마무리로 딥슬립.
깨보니 거의 끝난듯한데
원장님이 애기 예쁘다고 내일 보러오겠다고 이런저런말 해주시고
나는 회복실로 이동.
나중에 남편이랑 동생이 사진찍어준 거랑
원장님이 신생아실 가서 사진찍어다 주신거 보는데
첨봤을때랑 다르게 띵띵 부어서 눈도 못뜨고 ㅋㅋㅋ
막내 삼촌 닮았구여... ㅋㅋㅋㅋㅋㅋㅋ
회복실에서 축복이 보여준다고 데리고 오셔서 안아봤는데
울다가 내 목소리 듣고 토닥토닥해주니까 눈떠서 보려고도 하고 울음 뚝 그치는게 너무 신기했다.
다들 너무 예쁘다고 하는데
내 눈엔 넘 부어서 눈도 못뜨고 ㅋㅋㅋ
그래도 면회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붓기가 빠져서 어머니가 너무 예쁘다고 하시는데 역시 내리사랑 무섭구용...
수술하고 나서 혈압이 많이 올라서 하이드랄라진쓰고 (대왕야마 그대로)
첫 날 금식하느라 힘든 것
척추마취한 것 때문에 머리도 못 들고 누워있는 것
너무 덥고 땀 계속 남 (계속 옆에서 양말신기고 이불덮음 ㅠㅠ)
혈압오른 것 때문에 자궁수축제 따로 안맞고 바이탈할 때 와서 오로패드 갈아주고 배 누르는데 진짜 너무 아픔...
무서워서 바이탈하러 오면 일단 무통 누르고 시작하는데 별 효과없음 ㅋㅋㅋㅋ
훗배앓이는 아직 pca달고 있어서 잘 못느끼는듯.
사실 마취하고 그래서 부분부분 생각이 잘 안나고
비몽사몽간에 써놓은 것들에 의존한 출산의 기억.
마취하니 하나도 안 아프고 그 다음 일련의 과정들이 불편 & 통증 - 제왕절개는 후불제라는 말이 맞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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