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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복과 기쁨

300일

축복이는 대근육발달이 빨라서
6개월에 앉고 7개월에 잡고 서고
8개월에 한발짝씩 떼더니
9개월엔 수월하게 걸어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엔 걷다가 넘어지면 잡고 다시 설 수 있는 물체가 있는 곳까지 기어갔는데
2-3주만에 다른 것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일어나 다시 걸어가는 법을 터득했다.

어른이 된 우리에게는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
어떤 근육을 어떻게 써야 누워있다가 뒤집을 수 있는지,
또 되집을 수 있는지,
넘어진 상태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어서
그 시기마다 나도 축복이 옆에서 동작을 해보곤 했다.

하지만 내가 어느 근육을 어떻게 쓰는지 안다고 해도
축복이에게 여길 써야해 라고 알려줄 수 없다.
결국 스스로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가르쳐 주지 않아도 매일 자고 일어나면 조금씩 더 정교하게 균형을 잡아가는 걸 보면서
아이를 키우는 건 참 신기한 일이구나
나의 몫은 어디까지일까 하며 놀라워 하고 있다.

당분간은 우리가 가르치고 알려줘야 할 것들이 많겠지만
그래도 스스로 깨우칠 일들이 훨씬 더 많겠지.
가르치려 들지 않도록, 내가 더 배워가도록, 너무 익숙해서 잊어버린 “걷는 법”을 너를 통해 다시 생각하도록 노력해볼께.

태어난 지 300일
부모가 된 지 300일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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