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부전공이 간호학과여서 본원 실습하면서 여러 case들을 봤었다.
그리고 그중 기억에 남는 순간 하나가 '자연분만'이다.
사실 대학병원에서 자연분만을 볼 기회는 그렇게 흔하진 않다.
요즘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 대학병원엔 대학병원에 와야 하는 산모와 아이들이 온다는 것, 그런 경우는 제왕절개할 확률이 높다는 것, 또 대학병원들도 분만장을 닫는 경우가 많다는 것, 들을 감안하면 본원 산과 실습 도는 중에 자연분만을 본다는 건 운이 정말 좋은거다.
아, 게다가 남자폴리클들은 산부인과 거의 참관도 못하니 기회는 더 줄어들겠지.
그래서 우리 조원 중에 정상분만 보고 싶다고 한 언니도 있었으니까...
점심먹고 나서 이필량 교수님의 "정상분만진통" 강의듣고 NST 측정하는 법 등 해보고
다시 분만장으로~
c-sec assist하기에는 아직 무리라고 판단되어 분만장 keep하면서 레지던트 선생님들이랑 이야기도 하고 (서로 물어보는 건 항상 비슷.. 출신 학교, 인턴들어올 때 등급, 의국 분위기, 만족도, 다른 병원과의 비교 등등 ㅎㅎ)
내가 이날 들어갔던 분만인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아무튼 자연분만 봤던 거 중에
환자상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말하면 안되니까 생략하고
vacuum이었고 산모가 계속 힘을 못줘서 거의 교수님이 아이를 당겨 뺄 정도로 난산이었는데 그렇게 힘들어하던 산모가 아이를 안겨주니까 그 와중에 "아... 너무 귀여워... 어떡해.."하는데 엄마들은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 ㅎㅎ
마음이 찡하려는 순간 아빠가 수술가운 입고 애기 사진 찍으려고 dslr 가지고 들어와있었고 분만장 스탭들이 완전 사진찍는데 프로페셔널 ㅋㅋㅋㅋ 교수님 팔에 안겨있는 사진 한컷, 엄마한테 아이를 주고 남편보고 엄마 머리정리하라고 한 다음 한컷 ㅋㅋㅋ
이제 아이는 신생아실로 데려가고 suture하는 동안 수면제 놔준다고 했더니 "이제 잠 안올거 같은데요?" 했던 산모가 코골면서 쿨쿨 ㅋㅋㅋ
이 산모는 출산보다 태반꺼내는게 또 일이어서 시간이 매우 걸림...
암튼 귀여운 엄마였다.
아산병원 산부인과로 블로그 검색을 해보니 여러 엄마들의 여러 고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산과 서울대를 같이 다니면서 마지막엔 누구 교수님에게 자신과 아이를 맡길 것인지 고민하는 엄마, 쌍둥이 중 한 아이가 출산전돌연사 해서 응급으로 다른 아이도 분만해야 했던 엄마 등등..
나중에 얘기 하겠지만 외래참관 때도 목숨걸고 아이낳는 엄마부터 남자앤지 여자앤지 미리 알려달라고 조르는 엄마까지 ㅋㅋㅋ 아이가 생기는 것, 엄마와 아이가 건강하게 분만하고 태어나는 것이 이상하다고 느껴질 만큼 정말 다양한 문제들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을 보니 그 과정이 우리가 숨쉬는 것처럼 당연하지만, 느끼지 못하고 있는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녁에 병동가서 회진돌고 끝 ㅎㅎ
벌써 일주일이 다 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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