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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의전원이야기

Meconium aspiration syndrome : 6주차 NICU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있을까 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

- 파블로 네루다

 

 

아가들은 정말 귀엽다.

NICU에 있는 아이들은.. 신기하다.

미숙아라면 왠지 아직 손가락 발가락이 덜 자랐을 것만 같은 느낌인데

겉으로 보기엔 너무 작고 피부가 얇아 빨갛다는 것 말고는 온전한 사람 모양이다.

 

엊그제 라디오 들으면서 운전하는데 사연중에 뱃속에 아가가 1달 일찍 나오려고 한다고 걱정하는 엄마가 있었다.

그런 걱정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1000g, 2000g 안팎의 미숙아들이 여기에서 매일같이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NICU 아가들의 기본 자세 및 'it' item인 photo Tx

 

내 환아는 full term baby로 원래는 intracranial cyst가 있어 F/U하던 중 POPP(persistent occiput posterior position)양상보여

제왕절개로 출산시 태변 착색되어 있어서 intubation, suction하고 NICU로 온 아이였다.

예전에 어디선가 분만시기가 다가와도 잘 돌아서지 않는, 일명 거꾸리 아이들에게 신경학적 이상?까진 아니어도

암튼 뭐 그런게 있어서 제때 돌지 않는다고 들은 것 같은데 얘도 그래서 그런건지..

태변먹고 폐가 전형적인 patchy infiltration 소견을 보였드랜다.

 

처음엔 feeding도 해봤지만.. 토해버리고 해서 TPN으로 바꾸고 head box 했었는데

chest retraction이 심해서 intubation해서 SIMV로 주다가

하루만에 회진도는데 애가 빼달라고 하는건지 자꾸 손으로 막 빼려고 함 ㅋㅋㅋㅋ

교수님이 얘 빨리 빼달라고 난리친다고 빼라고 ㅋㅋㅋㅋ

 

이번주에 여러 케이스를 볼 수 있었는데

제일 신기한건 터너신드롬 엄마가 낳은 쌍둥이(그것도 남녀로)였고

SLE 엄마 아기, IVF해서 세쌍둥이를 낳았는데 그중 한명이 에드워드 증후군도 있었고..

수혈때문에 CMV infection된 아가도 있었고.

 

내 환아는 일단 풀텀이라 그런지 몰라도 회복이 정말 잘되고 감염이나 이런거 없이 잘 하고 있는데

정말 발열도 잘 안되는 빠알간 몸으로 손발을 움직이며 ventilator랑 fighting하고 있는 애들보면..

태어나서 처음 맞는 환경이 매일같이 벨이 울리는 중환자실이라니.

 

건강하게 태어나는 게, 그리고 하루하루 살아주는게 효도인 아가들.

그렇게 온몸으로 열심히 살았던 적이 있다는 걸 이 아이들은 기억할까.

한때 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에 있을까. 아직 내안에 있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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