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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고장관념

나는 동안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보통은 3-5살, 많게는 10살까지(이건 내가 생각해도 오버) 어리게 보는데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이제는 거의 "나이보다 어려보이시네요"가 인사와 같기에 나도 굳이 부정하지도 않고 "아 네"하고 말 지경이다.

요즘같은 외모지상주의 시대에 어려보인다는 것은 엄청난 재능(?)이지만 사실 일을 하다보면 이게 너무 핸디캡이다.
병원에 있는 가운입은 여자=간호사 일거라는 고정관념은 이미 설명하기도 귀찮은 단계라서 할말이 없고
어려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의사가 아닐거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혹은 의사로서의 신뢰감을 주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 셀 수 없이 많다.
성격이 좀 다른 얘기긴 하지만 오죽했으면 작년엔 병원에서 아가씨 소리 듣느니 차라리 누가봐도 아줌마가 돼서 "제가 아가씨는 아니잖아요"라고 말하고 싶단 생각을 했을까. (참고로 나는 병원에 있는 가운입은 남자에게 아저씨, 총각이라고 부르는 걸 본적이 없다)

왜 다들 의사는 중년남성일 것으로 생각하는지.
오늘도 환자 트랜스퍼 중에 뻔히 의사 한명 간호사 한명이라고 소개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간호사분들이라 통칭하면서 의사 선생님은 어디계세요? 라고 물어보는 직원때문에 '이놈의 고정관념!'을 또 한번 외친다.
지난번엔 간병인이 날보고 "아우 의사선생님이 너무 애기같다"라 하길래 "^^나이 먹을만큼 먹었어요"라고 하고 말았는데.
어려보이는 애가 가운입고 나이먹은 척 해봤자 씨알도 안먹힐게 뻔해서 뭐라하지도 못하고 말이지.
이놈의 고장난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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