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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31

몇시간 후면 새해가 되는군
남편은 막내 재우러 가서 같이 자는 거 같고 ..

올해는 매 순간 산너머 산을 고비고비 넘는 것 같았다.
수련, 출산, 남편이직, 유치원 이슈, 페어, 마통, 시터문제, 그리고 아직 남은 전문의 시험까지
한 번에 하나씩만 우아하고 여유있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공룡능선처럼 말도 안되는 고비가 있었나 하면
또 예상보다 수월하게 넘어온 고비들도 있었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예상치 못한 도움을 받기도 하고
누군가는 누릴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의 충만함을 알았고
내가 진심으로 대하는 일들이 틀린 것이 아니라고, 확인받는 순간들이 꽤 자주 있었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출산 전후로 잠못들게 하던 힘든 일들은
아이들의 존재를 통해 위로를 많이 받았다.
둘째를 낳고 기르면서 비로소 아이들을 사랑하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을 정도로 둘째 육아는 내가 얻은 것이 훨씬 많다. 물론, 결코 쉽진 않다. (오히려 키우는 건 첫째가 더 쉬웠음)

일을 벌려도 또 그대로 이해해주고 응원해주는 가족들에게도 정말 감사한 해였고 페어를 도와준 친구들도 잊지 못할 것이다.

이제 애둘육아와 전문의 시험 준비에 더이상 일을 벌릴 힘은 없고 (시험보고나서 어디 여행가고픈 맘도 없어짐 희한..)
남은건 조급한 마음과 고갈난 체력뿐이지만
내년을 생각하면
전문의는 좀 낫지 않을까?(뭐가) 하며 그저 웃을뿐.

언제나 내면의 성숙함과 단단함이 우러나오며
유우머와 취향이 있는 멋진 사람이고픈데
어쩔수 없는 허당과 비루한 작심삼일이 조금은 개선되는 나이기를.
밈말고 다른 인풋이 더 많아졌으면 제발.
그리고 좀 게으르게 지내도 되도록 많은 걸 버리고 살림도 잘하고 깔끔하게 살고픈 마음이 굴뚝같지만
요즘 굴뚝있는 집 있나? 없지 후후

마음을 잘 지키며 사는 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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