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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그대로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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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차 후기 드라마도 이렇게 쓰면 설정 과다라고 욕먹을 한 해가 지나갔다. 내 삶이 극화된다면 슬의생은 절대 아니고 그레이 아나토미와 82년생 김지영 그 어느 사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저 몇가지 안되는 단순한 감정으로 살아가는 내 인생이 이렇게 드라마틱하고 스펙타클할 수 있을지 주님만이 아실 일이다. (난 몰랐어 내 마음이 이리 다채로울지) 그러나 감사한 점은 아프고 힘든 것이 다른 가족이 아닌 내가 주체여서 다행이고 그로 인해 나에게 깨닫게 하시고 성숙하게 하시고 또 도우는 이들이 있다는 걸 상기시켜주시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용서한 것과 같이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솔직히 내가 앞으로 뭘 하고 살지 딱히 바라는 게 없어서 앞으로 일 년간은 기도하고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새해 바람이..
사필귀정 인과응보 사라진 것 금풍베이커리 당직 아랫년차들 기쁨이 1 기쁨이 2 남아있는 것 종서점 어머니의 미역국 불특정다수의 응원 위로 기도 친구 가족 남아있는 것들로 내 삶을 잘 꾸려나가야지. 내 즐거운 삶을 위하여..!
바닥 더 실망할 일이 있을까 싶었지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있었다. 컨디션 안좋고 머리속이 복잡해서 9시부터 누워서 잤더니 새벽에 깨서 또 리플레이… 벤틸할 곳은 여기뿐이고. 어제 마음먹은대로 잘 버티면 된다. 언젠가 나중에 그들도 나를 떠올리며 후회하는 날이 오겠지.
2021/12/31 올해는 유난히 연말같지가 않았던 게 진짜 After Christ 가 아닌 after Covid19 3년차 이런 느낌이라… 연말이고 뭐고 새해도 딱히 큰 기대와 새시작의 희망이 없다. 아직 겨울의 한복판이라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여도 그래도 치프가 되긴 될거고. 당직은 길지만 그래도 3년이 후딱 가버린 것 같은 (아님) 이 느낌적인 느낌. 뒤돌아보면 여러가지 잃은 게 많아보이지만 또 얻은 것, 깨달은 것도 많았던 해였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주변 사람들도 챙기려고 노력하고 애기랑도 여행많이 다니고 논문도 어셉되고 꾸준히 조금씩 성장해온 것 같다. 여전히 모르는 건 많고 이제 그걸 알고 싶은 탐구력, 체력이 딸리지만 ㅋㅋㅋㅋ 연말에 찾아온 좋은 소식이 진짜 좋은 소식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2022..
요즘 생각들 1. 일태기 장기근속하시는 분들 너무 대단하다. 한 곳에서 2년 넘게 일한 적이 없어서 그런지 3년차 말이라 그런지 딱히 새로운 게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너무 일하기가 싫다. 아 지겨워. 직장인은 다 똑같겠지만.. 딱히 존버해서 보드따도 하고싶은 것도 없음… 여전히 직업적으로 발전하고 싶고 하고싶은 게 있는 울 남편보고 맨날 하는 말 “좋겠다 나는 뭐 하고싶은 지도 모르겠는데.” 그러면 돌아오는 대답은 “레지던트라 그래” ㅋㅋㅋㅋㅋ 어차피 개원아니면 페이아니면 스탭인데… 그냥 목적없이 시간때우기 하고 있어서 그럴지도. 2. 스우파와 운동 요즘 열심히 봤던 것. 스걸파도 이어서 잘 보고 있다. 자기가 좋아하고 진심을 다해 하고 있는 것들이 누군가에게 와닿는다는 건 대단하다. 나는 그런 자신감, 철학, 진심을..
세번째 겨울준비 꿈같았는지는 아직 모를 가을휴가가 끝났다. 축복이는 망아지처럼 뛰어다니고 생리와 장거리 운전에 예민해진 나는 좀 더 즐기지 못한 것같아 아쉽기만 하다. 다음번엔 눈 딱감고 베이비프리(aka 자유부인)한 상태로 호캉스도 하고 스파도 가고 그래야지 그래야지! 하면서도 막상 휴가 준비를 하게 되면 맘처럼 그게 잘 안된다. 어떻게 그래? 라는 것이 사회적 통념인지 맡길 이에게 미안해서인지 혹은 아직도 잘 모르겠는 나의 모성애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 오랜만에 들어와보니 가을휴가 끝에 이런 글을 쓰다 말았네. 공교롭게도 이번주말이 지나면 나는 치프가 되고 이미 겨울=농한기는 시작되어버렸다. 비록 가을휴가 끝나고 오자마자 (내가 없던 일주일간의 사건들을 듣는 5분만에) 다시 파이터 모드로 원상복귀 되었고 그 ..
2021 여름 늦은밤 퇴근길 마스크를 벗고 마시는 여름 - 비온 뒤 비릿한 풀냄새, 미세한 바람, 흙내음. 우르르 떨어지는 빗소리. 기쁨이. 고사난자. 병가. 복귀. 구명상. 모자뜨기. 미국에서 온 반가운 얼굴들. 휴가는 제주도. 이번에도 축복이랑 하루 먼저 출발. 해수욕장을 알게 된 어린이. 따봉선생. 할머니 balloon plasty. 불도 못 끄고 베개로 눈 가리고 자던 내 스스로가 안쓰러워 울었던 날. 친정 수영장. 그나물 그밥. NICU full bed 달성. 필라테스. 겨울왕국. 쿠키공장. 생일주간. 급만남의 행복. 2021년 여름 무얼 했냐고 물어본다면, 애를 잃고 사람 살리고 열심히 살았다고.
기쁨 안녕 여름에 좋은 일이 생기면 마실까 하고 까바를 사놨는데 술을 마실 수 없는 좋은 일이 생겼다. 생각지도 못하게 찾아온 둘째 소식. 얼떨결이라는 말이 이런건가 싶을 정도로 딱히 실감이 안 났다. 첫째 때는 일도 안하고 집에 혼자 있다보니 입덧과 온갖 증상을 고스란히 느꼈다면 이번엔 매일 일하는 데 바빠 집에 오면 쓰러져 있기 일쑤. 사실 그것보다는 당직때문에 의국에 생긴 파동이나 그 후폭풍으로 타인의 환멸나는 이면들을 겪으면서 인류애가 아작난 게 한 몫했다. 그렇게 진찰을 받던 중에 임신이 아니고 고사난자(blighted ovum)라는 얘길 듣고 이것 역시 실감이 안나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일주일을 기다렸다. 딱히 엄청 기쁜 느낌은 아니었는데 주변에 알린 곳은 왜 그렇게 많고 또 찾아본 건 많은지. 여담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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