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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복과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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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일 축복이가 벌써 태어난지 200일이 되었다. 본과시절에, 인턴 때, 너무 고통스러운데 하루가 안 가던 그 날들이 기억난다. 하지만 돌아보면 갑자기(?) 한 달이, 한 쿼터가 지나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사실 이에 비할 바가 못된다. 훨씬 고통스러운 일도 많고 휴일도 없으며 마음대로 되는 것 또한 없다. 하지만 축복이가 우리에게 주는 축복과 기쁨은 그 어느 때에도 얻을 수 없었던 것이다. 당장 가시적인 성과라는 것이 없는 게 긴 공부와 육아인데 어느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콩나물 시루에 물을 주면 밑으로 빠지고 또 물을 주면 또 밑으로 빠지지만 어느순간 콩나물은 자라있는 신비가 본과생과 엄마에게 주어진다. 그렇게 200일까지 온 것이다. 콩알만하던 축복이가 이제는 사족보행을 한다. 모유에도 켁켁거리던 ..
출산~50일 그녀가 왔다.나를 닮은 그녀, 너무 닮아서 그냥 내 이름으로 불러도 될 정도로 닮은 그녀.내 밤잠을 해치러 온 나의 구원자. 트름도 혼자 못하는 이 작은 세계. 오늘로 태어난지 76일째인 그녀와 50일간 있었던 이야기를 남겨보려한다.이른바 '50일의 가을'. 1. 첫 만남나는 제왕절개로 아이를 출산했기 때문에 수술 후 막 태어났을 때 한번, 회복실에서 한 번 본 후로 만 하루 정도 아이를 볼 수 없었다.직접 보러가고 싶어서 열심히 일어나는 연습을 했다.축복아 라고 부를 때 울음을 그친달지, 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아본달지, 할 때마다 감격, 또 감격. 2. 면회는 하루 세 번축복이와 같은 날 태어난 아이들은 축복이까지 6명. 면회시간이 되면 신생아실로 하나 둘 가족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
180825 축복이와의 만남 결국 제왕절개를 하게 되었다. 이걸 선택 제왕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진통을 안 겪고 예약해서 수술한 케이스다. 많이 봐서 그런건지, 워낙 성격이 그런건지 수술에 대해서는 긴장을 하나도 안하고 굳이 걸리는 게 있다면 폴리넣는 거 얼마나 불편할까 그 걱정 정도? 남들은 3대 굴욕 제모 관장 내진이라던데 나는 다 괜찮고 폴리가 제일 굴욕 ㅋㅋㅋㅋ 뭔가 나에게 예측가능한 불편감이라 그랬나보다. 10시에 병원 도착해서 10시 반쯤 초음파보고 진료받고 동의서쓰고 수술대기실 겸 회복실에서 옷갈아입고 소변/혈액검사하고 18g 라인잡고 ast(항생제검사) 하고 제모하고 아기태어났을 때 검사항목들 동의서 받고 하니 11시 반쯤. 환자복이 생각보다 부들부들 편해서 동기애들한테 카톡했더니 역시 로컬이라고 ㅋㅋㅋㅋ..
임신 38-39주 증상, 변화, 주의사항 • 증상 및 변화 치골통이 점점 더 심해지고 숨쉬는 것도 힘들고 일어나는 것 눕는 것 앉는 것 어떤 동작하나 쉬운게 없다. 이제는 정말 막판이라 그런지 신물도 한번씩 올라오기도 함 (임신 중엔 복압이 올라가서 역류성 식도염이 생기기 쉽다) 마지막 진료를 보러갔다. 이전 주에도 없던 치골통이 생긴터라 왠지 자연분만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내진 해보자마자 “안돼, 수술 ㄱㄱ” (진짜 이렇게 말씀하심. 물론 친한 분이라 이렇게 말하신거 ㅎㅎ) 라고 하시며 최근 1년간 내진해본 사람 중에 속골반 제일 좁고 (ㅋㅋㅋㅋ) 자연분만에 전혀 미련가지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하셔서 깨끗하게 정말 미련없이 수술날짜을 잡고 돌아왔다. 내 생애 첫 수술...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축복이는 어떻게 생겼을 것이며 출산..
임신 37-38주 증상, 변화, 주의사항 (임신 9-10개월) • 증상 및 변화 단 것이 정말 엄청나게 땡긴다.밥먹고 나서 과일이나 뭔가로 입가심을 하지 않으면 참기 어려울 정도. 그런데 또 돌아서면 너무 배고파 ㅠㅠ이게 생각해보니 신생아들이 2시간에 한번씩 수유하는 텀에 맞춰서 똑같이 배가 고파지는 건가 싶기도 하고 ㅎㅎ 점점 배가 무거워지는데 아직 내려가는 느낌은 없고대신에 축복이 머리(?)로 방광이나 요도가 한번씩 눌려서 요의가 잦아지는 건 물론이고 진짜 억 소리나게 아플 때가 한번씩 생겼다.평생 모르고 살던 요도의 위치를 알려주는 축복이. 이번 검진 때 단백뇨가 약간 나와서 주의를 들었다. 너무 짜게, 달게 먹지않도록. 그리고 정상 분만이 가능할 지 내진을 해봤는데...속골반이 많이 좁다고 제왕절개도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는 얘기를 해주셨다.빠르면 다음주 진..
임신 35주-37주 증상, 변화, 주의사항 (9개월) • 증상 및 변화 40일 여행을 마치고 귀국해서 부모님 연락드리고 제일먼저 한일은 바로 산부인과 예약.다들 이렇게 다녀도 되냐고 이러다 애기 나오는 거 아니냐고 할만큼 가는 곳마다 걱정과 우려와 관심을 업고 다녔는데축복이는 점점 발차기랑 밀어내기가 세지고 너무 잘 노는데다가나는 나대로 '그래도 의사인데' 하는 근자감 + 초심자의 행운(?) + 임신 후 생길 수 있다는 판단력 저하로 정말 무모하고 신나게 돌아다녔다. 정말 다행인 것은 애가 미국물이 잘 맞았는지, 나빼고 다들 기도를 열심히 해주셔서 그랬는지 축복이는 한달새 체중도 두배로 늘어(1100g->2200g) 주수를 따라잡았다. 그리고 진짜 힘이 세졌다. 돌아와서는 여독도 있고 몸도 무거워지고 한국이 너무 극한더위라 에어콘틀고 안방 밖으로 거의 나오..
임신 28주-34주(8-9개월) 증상, 변화, 주의사항 • 증상 및 변화 우선 장기여행으로 인해 28주 이후로 한달 이상 검진을 못받았다는 걸 미리 이야기 하고 싶다.남편 학회 겸 해서 미국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다들 이러다 애 나오는 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심각하게 빡센 일정과 빡센 루트와 빡센 경험들 ㅋㅋㅋㅋ 그 얘기는 여행 포스팅에서 더 얘기하기로 하고,아무튼 여행하는 동안에 엄청나게 힘이 세진 축복이는 열심히 태동을 해대고32주정도까지는 다리랑 발이 약간 붓기 시작한 거 외에 특별한 증상도 없고돌아다니거나 자는 데 불편함이 없었는데 9개월에 진입하자 마자부터 정말 배가 엄청나게 커지면서 똑바로 눕는 것이 힘들어졌다. 그렇다고 옆으로 눕는 것이 편하냐... 절대 그렇지 않음.자궁이 명치끝까지 올라오고 배가 무거워지면서 돌아서 눕는 행위 자체가 엄청난..
임산부 엉덩이통증, 환도, piriformis syndrome 원인, 치료, 예방 창세기 32장 25절 자기가 야곱을 이기지 못함을 보고 그가 야곱의 허벅지 관절을 치매 야곱의 허벅지 관절이 그 사람과 씨름할 때에 어긋났더라 여기 나오는 허벅지 관절이 환도뼈=femur의 hip joint를 말하는 건데 ‘임산부 선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이 단어를 어떻게 알았냐면 내가 저 환도선다는 증상을 임신 6-7개월차에 겪은 덕이다. 이전부터 약간 당기는 증상은 있었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뜨끔. 하기 시작해서 정말 엉덩이 전체가 눌리는 듯한 통증이 시작되어 움직일 때마다 너무 아파서 아~주 천천히 가만히 누워서 회식중이던 남편에게 바로 전화... 허리 위쪽이 아프거나 다리 저리는 느낌이 있으면 디스크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보다 훨씬 아래인 엉덩이에만 통증이 있어 디스크는 아닌 것으로. 원래 아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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